강원도 가는 길, 터널 안에서 방향지시등도 없이 칼치기를 하는 차를 보며 가슴을 졸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터널 안 앞지르기는 과태료 7만 원, 차선변경은 4만 원짜리 불법 행위입니다. 막힌 공간에서 사고가 나면 순식간에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저도 뉴스를 보고 나서야 온몸으로 실감했습니다.

터널 도로

터널 앞지르기 금지, 알면서도 하는 이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터널 안에서 앞차를 추월하는 행위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운전자가 생각보다 훨씬 적습니다. 저도 운전 경력이 꽤 됩니다만, 이 규정을 처음 제대로 확인한 건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다들 저렇게 타던데"라는 말이 면죄부가 될 수 없는데, 현실에서는 그 논리가 꽤 통용되는 것 같아서 씁쓸했습니다.

도로교통법상 추월금지구역(追越禁止區域)이란 시야 확보가 어렵거나 사고 위험이 높아 앞지르기를 법으로 막아놓은 구간을 말합니다. 터널은 물론이고 교량(다리 위), 급커브 구간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구역에서 앞지르기를 하다 무인카메라에 찍히면 승용차 기준 과태료 7만 원이 부과됩니다. 경찰이 직접 단속하면 범칙금과 벌점까지 추가될 수 있습니다.

제가 주말마다 이용하는 강원도 방향 고속도로에는 산을 뚫고 지나가는 터널이 수도 없이 나옵니다. 그때마다 목격하는 광경이 있습니다. 차선 사이를 곡예하듯 오가며 몇 대씩 추월하는 차량들입니다. 뒤에서 보고 있으면 저러다 하나라도 엇나가면 끝이겠다 싶어 저도 모르게 속도를 줄이게 됩니다. "터널이라 어차피 카메라도 없겠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요즘은 터널 내부에도 단속 카메라가 설치된 곳이 늘고 있습니다.

차선 변경도 불법이라는 사실, 정말 몰랐습니다

터널 안 차선변경 금지에 대해서는 "예외 구간이 있다더라"는 얘기가 퍼지면서 오히려 오해가 커진 면이 있습니다. 일부 특정 터널에서 차선변경이 허용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로, 모든 터널에서 가능한 것처럼 알고 있는 분들을 종종 봅니다. 이 부분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차선변경 허용 예외 터널로 지정되려면 차로 폭, 갓길 폭, 조명 조도(照度) 등 까다로운 기준을 모두 통과해야 합니다. 조도란 단위 면적당 빛이 얼마나 밝게 비추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터널 내부가 충분히 밝지 않으면 허용 기준을 충족할 수 없습니다. 제 경험상 강원도 방향 고속도로의 대부분 터널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야 합니다. 바닥에 굵게 그어진 하얀색 실선이 바로 그 신호입니다.

과태료 체계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경찰에게 현장에서 적발되면 범칙금 3만 원과 벌점 10점이 동시에 부과됩니다. 반면 무인카메라에 찍히는 경우에는 벌점 없이 과태료 4만 원만 부과됩니다. 벌점 누적이 걱정된다면 무인카메라 쪽이 그나마 낫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논리 자체가 좀 위험하다고 봅니다. 벌점이 없다고 해서 사고 위험까지 줄어드는 건 아니니까요.

(출처: 서울시 안전누리)에 따르면, 터널 내 실선 구간에서의 차선변경은 도로 구조상 시인성(視認性)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금지 원칙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시인성이란 운전자가 전방 상황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터널처럼 좁고 조명이 제한된 공간에서는 이 수치가 크게 떨어집니다.

중요한 사고 대처, 제일 먼저 해야 할 것

지난 7월 영동고속도로 대관령4터널에서 차량 4대가 연쇄 추돌한 뒤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탑승자 16명 전원이 대피에 성공했지만, 도로는 6시간 넘게 통제됐습니다. 뉴스 화면에서 연기가 터널 입구까지 가득 차는 데 걸린 시간은 체감상 몇 초 수준이었습니다. 밀폐 공간에서 연기가 얼마나 빠르게 퍼지는지를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 등골이 서늘했습니다.

올해 초 일본에서는 유사한 상황에서 6명이 사망했습니다. 공사 구간에서 속도를 줄이던 차들을 대형 트럭이 그대로 들이받은 사고였습니다. 터널이라는 공간은 탈출 경로가 제한되어 있어, 연쇄 추돌(連鎖追突)이 발생하면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집니다. 연쇄 추돌이란 한 차량의 충돌이 도미노처럼 뒤따르는 차량들에게 연속으로 이어지는 사고 유형입니다.

만약 터널 안에서 사고가 발생한다면 행동 순서가 중요합니다.

  1. 비상벨을 누르고 즉시 119 또는 112에 신고한다.
  2. 차량 이동이 가능하면 엔진을 끄지 말고 곧바로 터널 밖으로 빠져나간다.
  3. 이동이 불가능할 경우 갓길에 정차한 뒤 엔진을 끄고 대피한다.
  4. 이때 차량 키는 꽂아둔 채로 놔둔다. 소방차나 견인차가 차를 옮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5. 연기가 발생하면 낮은 자세를 유지하며 비상구 유도등을 따라 이동한다.

차 키를 꽂아두라는 수칙은 처음 들었을 때 반사적으로 "도난 위험이 있지 않나"라고 생각했습니다만, 화재 상황에서 차를 빠르게 치워야 다른 사람들의 대피로가 열린다는 걸 생각하면 당연한 원칙입니다. 도로터널 안전관리 매뉴얼에서도 이 지침은 공식적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터널을 지날 때 제가 바꾼 습관들

터널은 짧게 지나가는 구간이라 긴장을 풀기 쉽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어차피 금방 나오는데"라는 생각으로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대관령4터널 화재 뉴스를 보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사고가 난 뒤에는 이미 늦습니다.

전조등(前照燈), 즉 차 앞에 달린 헤드라이트를 터널 진입 전에 미리 켜는 것이 기본입니다. 전조등은 단순히 내가 앞을 보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상대방이 내 차의 존재를 인식하게 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터널 내부에서는 낮에도 조명이 어두워 전조등 없이 달리면 주변 차량이 내 차를 늦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안전거리(安全距離)란 앞차가 갑자기 멈췄을 때 충돌 없이 정차할 수 있는 최소한의 거리를 뜻합니다. 일반 도로에서도 중요하지만 터널 안에서는 더욱 넉넉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터널 특성상 앞이 막히면 빠져나갈 공간이 없고, 반응 시간이 조금만 부족해도 연쇄 추돌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은 터널 진입 시 평소보다 의식적으로 거리를 더 벌립니다. 뒤차가 빨리 오더라도 그냥 두는 편입니다.

"과속이 아니면 괜찮다"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터널 안에서는 규정 속도 이하라도 차간 거리가 좁으면 사고 위험은 그대로입니다. 빠른 속도보다 촘촘한 차간 거리가 더 위험한 경우도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터널 안에서 차선변경이 허용된 곳도 있다던데, 어떻게 확인하나요?

A. 허용 터널로 지정되려면 차로 폭, 갓길 폭, 조명 조도 등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바닥에 하얀 실선이 그어진 터널은 차선변경이 금지된 구간입니다. 실선이 아닌 점선이 표시된 경우에만 차선변경이 허용될 수 있으므로, 진입 전 바닥 차선 표시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Q. 터널 안에서 앞지르기를 하다 카메라에 찍히면 얼마를 내야 하나요?

A. 무인카메라에 적발되면 승용차 기준 과태료 7만 원이 부과됩니다. 경찰이 현장에서 직접 단속하는 경우에는 범칙금과 벌점이 추가로 부과될 수 있습니다. 차선변경의 경우는 무인카메라 적발 시 과태료 4만 원, 현장 적발 시 범칙금 3만 원에 벌점 10점이 동시에 부과됩니다.

Q. 터널 안에서 사고가 나면 차를 두고 바로 뛰어서 나가야 하나요?

A. 차량 이동이 가능하다면 탑승한 채로 터널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우선입니다. 차를 버리고 도보 대피를 하면 후속 차량에 치일 위험이 있습니다. 차량 이동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갓길에 정차 후 엔진을 끄고 대피하되, 소방·견인 작업을 위해 키는 꽂아둔 채로 내리는 것이 원칙입니다.

Q. 터널 안 급정거나 정차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나요?

A. 터널 내 불필요한 정차나 급정거는 도로교통법상 금지 행위에 해당할 수 있으며, 후방 차량의 연쇄 추돌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실제로 대관령4터널 화재 사고도 앞차 추돌에서 시작됐습니다. 차량 고장 등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터널 안에서는 절대 멈추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터널 안 앞지르기, 차선변경, 급정거. 세 가지 모두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에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막힌 터널 안에서 사고는 나 한 사람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앞으로 강원도 가는 길에 터널이 나오면 저는 실선을 지키고, 안전거리를 넉넉히 두고, 전조등을 켠 채 그냥 지나가려 합니다. 뒷차 눈치 볼 필요도 없고, 과태료 걱정도 없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법률적 판단이나 전문적인 교통 조언이 아닙니다. 정확한 법규는 도로교통공단 또는 관할 기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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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s://cneway.co.kr/sub/info.do?m=0111 ,  https://news.seoul.go.kr/safe/archives/505485